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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미술, 음악 등)

이우환과 그 친구들3 <크리스티앙 볼탕스키:4.4>

by 선데이레몬 2021.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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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우환과 그 친구들의 세 번째 시리즈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4.4> 전을 소개합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부산에 간다면 꼭 들러서 전시를 보게 되는 미술관입니다. 부산시티투어버스가 경유하는 코스이며 부산역에서도 그리 멀지 않고, 벡스코와 해운대 해수욕장, 영화의 전당, 수영만 요트경기장도 가까워 동선을 짜기에도 유리하며 항상 기대한 것 이상의 만족스러운 전시를 볼 수 있어 빼놓지 않고 들리게 됩니다.

 

이우환과 그 친구들3<크리스티앙 볼탕스키:4.4> 전시 포스터
부산시립미술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4.4(CHRISTIAN BOLTANSKI)

이번 전시는 부산시립미술관의 기획전 '이우환과 그 친구들' 첫 번째 전시는 안토니 곰리, 두 번째 전시는 빌 비올라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하는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4.4는 연례 기획전입니다. 부산역에 도착해 부산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오니 교통도 굉장히 편리하게 느껴집니다. 

1997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되었던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개인전 이후 국내 최대 규모의 개인전이자 작가의 첫 유고전입니다. 전시의 제목에 제시되어 있는 숫자 4.4는 볼탕스키의 출생연도인 1944년도를 의미합니다. 전시 준비를 하던 당시 작가 스스로 자신의 삶의 유한함을 알아챈 듯 인생을 생로병사의 4단계로 나눌 때 마지막 생의 단계를 타나 내는 4라는 숫자를 선택하였으며, 중간의 마침표는 작가 인생의 마지막 단계를 나타내는 기표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죽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나는 어딘가에서 전시를 준비하다 죽을 것 같아요. 
아주 먼 나라에 있을 것 같군요. 
울란바토르에서 회고전을 진행한다거나요.
늙은 광대처럼, 언제나 여행하다 길 위에서 죽는 거에요.
- 2015년 히로시 스기모토와의 대화 중에서 - 

 

볼탕스키는 지난 2021년 7월 14일 전시 기획에 관여했던 작가 이우환이 그와의 대담을 위해 출국하기 하루 전날 갑작스럽게 타계하였습니다. 이우환은 예정대로 출국하여 장례식에 참석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가 생전에 작품 선정부터 수정 보완, 공간 디자인까지 마무리한 전시로 작가의 초기작부터 시작하여 최근작까지 43점의 작품이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의 공간 1층과 본관 3층에서 전시됩니다. 이는 향후 그의 전시는 열릴 수 있지만, 작가가 한 점 한 점 선택하여 전시 공간까지 구성한 마지막 전시로서 더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죽음을 가까이 목격하고 있는 요즘의 상황에 대해 "죽음은 현재"라고 말해왔습니다. 프랑스인 작가 어머니와 유대인 혈통의 의사 아버지를 둔 그는 1944년 9월 6일 태어났으며 어린 시절 전쟁의 흔적이 가득하였고, 이 때문에 11살에 초등학교를 중퇴하였습니다. 1958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 시기부터 다루게 되었던 '사진'과 '죽음'이라는 주제는 작가의 전 생애를 통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전시는 그가 한글로 직접 디자인한 "출발(Depart)", "도착(Arrivee)", "그 후(Apres)"로 시작합니다. 이는 그가 전 생애에 걸쳐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던진 질문의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 

 

주목할만한 작품 

  • <저장소 : 카나다>, 1988년 작, 2021년 재제작 : 1988년 캐나다 토론토에서의 유대인 학살을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카나다는 학살 직전의 유대인들이 남긴 유품 창고를 뜻하는 말로, 소재로 사용한 옷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수북이 쌓여있는 옷을 통해 인간의 부재와 현존을 동시에 나타내고 있으며, 작품에 사용된 2톤의 옷을 위해 부산 국제시장 상인들이 힘을 모았다고 합니다. 
  • <황혼>, 2015년 작, 2021년 재제작 : 165개의 전구가 어두운 방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이 숫자는 전시 기간을 상징하며, 매일 하나씩 꺼지게 설정되어 있어 지나간 시간과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 <설국>, 2021 : 겹겹이 뒤엉켜 있는 하얀 천들과 천장의 LED 조명등이 핏줄이나 혈관, 병상 등을 상기시키며 코로나19가 뒤덮인 현시점을 바라보게 합니다. 

 

 

전시기간은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부터 2022년 3월 27일 일요일까지입니다.
운영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이며, 10시-18시까지 운영됩니다.
휴관일은 1월 1일, 매주 월요일(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다음 날을 휴관일로 함)입니다.
작품수는 43점입니다.
관람료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전예약제로 운영 중이며 한시적 무료입니다. 
전시장소는 부산시립미술관 본관 3층, 이우환 공간입니다.
전시문의는 051-744-2602 입니다.
부산시티투어버스 경유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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